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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골프장 캐디피
  • 월간골프 기자
  • 등록 2015-03-12 12: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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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골퍼들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봄철 골프시즌이 시작됐지만 골프장 입장료(그린피) 할인 경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도, 수도권지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10만원대 초반에 얼마든지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영·호남 소재 지방 골프장의 경우 10만원 이하 패키지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보조원에게 지급하는 캐디피 인상은 수도권 골프장을 시작으로 강원·충청권까지 확산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골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한 회원제 골프장 대표는 “최근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꽃샘추위가 고개를 들면서 골프장 내방객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어요. 임시방편으로 그린피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캐디피의 경우 주변 골프장들과 형평을 맞추지 못하면 캐디들의 대거 이동이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애매한 상황이다.” 라고 설명한다.
특히 군산CC와 같은 평지형 골프장에서는 노캐디 운영이 가능하지만 국내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악지형 골프장의 경우 사고위험성이 매우 높고, 경기진행에도 막대한 영향을 줘 전면실시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골프장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캐디피 인상에 나서고 있다. 실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8홀 이상의 국내 골프장 339개소 중 197개소인 58.1%가 팀당 캐디피를 12만원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제 골프장은 228개소 중 60.1%인 137개소가, 퍼블릭 골프장은 111개소 중 54.1%인 60개소가 12만원을 받고 있다.


캐디피 인상 강원·충청권으로 확산
팀당 캐디피가 12만원인 회원제 골프장을 지역별로 보면, 인상의 진원지나 다름없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3개소를 제외한 84개소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충청권(27개소), 강원권(22개소) 순이고, 영남권과 호남권은 각각 2개에 불과하다. 반면 제주도는 12만원씩 받는 곳이 하나도 없지만 팀당 캐디피가 10만원인 곳이 22개소에 달했다.
팀당 캐디피가 12만원인 18홀 이상의 퍼블릭 골프장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28개소로 가장 많았다. 강원권·충청권이 각각 15개소, 그리고 영남권에서는 그린피를 턱없이 높게 책정해 비난을 받고 있는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1개소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에는 파인리즈CC 1개소에 불과했지만 2012년 15개소, 2012년 5월 49개소, 그리고 올 2월에는 137개소로 급증했다. 2012년 봄에 수도권 일부 고가 골프장에서 시작된 캐디피 인상이 수도권 주변 골프장은 물론, 인근 강원권·충청권 골프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팀당 캐디피를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20% 인상시킨 것은 1인당 입장료를 5천원 인상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국내 골프인구가 줄어들고 골프장이 공급과잉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디피를 인상시킨 것은 골퍼들의 이용을 억제하면서 골프장 경영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골프장 ‘노캐디·캐디선택제’ 확산 분위기
팀당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인상한 골프장이 전체의 60%에 달하면서 ‘노캐디’와 ‘캐디 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1일 조사·발표한 ‘노캐디·캐디선택제 도입 골프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퍼블릭 골프장은 9홀을 중심으로 42개소, 회원제 4개소, 군 골프장 1개소 등 모두 47개소가 도입하고 있다.
노캐디제를 도입한 퍼블릭 골프장은 모두 39개소에 달하고 있는데,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9개소로 가장 많고 다음이 충청권(8개소), 강원권(7개소), 영남권(6개소), 호남권(6개소) 등이다.
또 캐디 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는 퍼블릭도 스마트KU골프를 포함해 3개소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4개소가 노캐디·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다.
캐디 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골프장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스마트KU골프 파빌리온(퍼블릭 27홀)과 경북 안동 탑블리스CC(회원제 18홀)이다.
스마트KU골프의 경우, 낮에는 캐디선택제를 실시하고 야간에는 전면 노캐디제로 지난 4월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 탑블리스CC 역시 캐디선택제를 지난 3월부터 도입했다.
이들 두 골프장은 노캐디로 운영할 수 있는 ‘스마트 캐디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골프장 측에서는 시스템 구축비용(1억 5,000만원)이 없기 때문에 비용부담 없고 캐디부족난을 해소할 수 있으며 캐디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용객수가 늘어나고 단말기 사용료 수입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골퍼들도 골프장 이용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KU골프의 경우, 팀당 캐디피가 12만원인데, 노캐디로 플레이하면 단말기 사용료(1인당 7,000원)를 부담하더라도 1인당 2만 3,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골퍼들은 캐디동반 없이 공략방법, 홀 위치, 남은 거리, 앞팀 과의 거리 등을 단말기를 통해 캐디에게 설명 듣듯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에 불편이 거의 없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에서 골퍼들이 지출한 캐디피는 7,626억원에 달했는데, 이 중 10%만 노캐디로 플레이하면 골퍼들은 연간 760억원을 절약하게 된다.
현역 및 예비역들과 그 가족들이 이용하고 있는 軍 골프장 33개소 중에서는 남성대 체력단련장이 캐디선택제를 시범 운영중에 있고 나머지 골프장들도 캐디선택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편 노캐디·캐디선택제를 도입되면 골퍼들은 이용료 부담이 줄어들면서 골프장 이용횟수가 늘어나고 골프인구를 확대시킬 수 있고,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골프장들도 캐디관련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부족한 캐디난을 덜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에서, 노캐디·캐디선택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천범 소장은 “비용부담이 적은 노캐디·캐디선택제가 확산되면 사치성 스포츠인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력과 매너 갖춰야 노캐디 정착”
“포천힐스CC의 경우 18홀은 평지형, 나머지 9홀은 산악지형으로 구성돼있어 노캐디 운영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어요. 다만 골프는 한번 경기 템포가 늦어지면 한없이 늦어지는 경향이있어요. 그러다 보면 당일 라운딩하는 전체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면실시에 어려움이 있답니다.” 포천힐스CC 이동주 대표의 말이다. 노캐디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실력과 매너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캐디피를 인상했지만 그린피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골프장들은 국내경기 침체, 높은 이용료 등으로 골프인구가 줄어들면서 주말을 제외한 평일 그린피를 대폭 할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그린피를 할인하면서 이용객수는 늘지 않고 1인당 소비단가만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서천범 소장은 “팀당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인상하면서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지방 퍼블릭 골프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노캐디나 캐디선택제를 도입한 골프장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재 9홀짜리 110개 퍼블릭 골프장 중 33개소가 노캐디 또는 캐디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도 2개소가 주중에 한해 캐디선택제를 도입했고 이용객수가 적은 지방 골프장을 중심으로 도입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골퍼들 입장에서 보면 노캐디로 플레이하면 1인당 이용료가 3만원씩(18홀 기준)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요즘처럼 경기가 침체되어 있을 경우에는 노캐디가 고객을 유치하는 가장 확실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우리나라 골퍼들이 캐디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노캐디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골프가 빠르게 대중화되고 스포츠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캐디나 캐디선택제는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장들은 이용객들의 안전사고 위험, 경기지연 등을 이유로 캐디선택제 도입을 꺼려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많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점에 직원을 배치하거나 승용카트를 자동으로 전환하는 등 적절한 시스템을 구비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측정기 등 셀프용품 인기
이처럼 노캐디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거리측정기 등 셀프 골프용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리측정기의 경우 프로대회에서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일반 아마추어대회나 주말골퍼들끼리 라운딩할 때는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시중에는 위성은 물론, 레이저까지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 중이다.
먼저 미국 광학기기업체 부쉬넬에서 선보인 골프 레인지파인더는 PGA 프로선수 90% 가량이 연습 라운딩 때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코스 높낮이까지 반영, 정확한 거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또 위성을 통해 거리를 알려주는 국산 보이스캐디도 인기제품 중 하나. 특히 보이스캐디의 경우 캐디들도 정확한 측정이 어려운 그린까지 남은 거리 100m 이내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데카시스템은 손목시계형 거리측정기 ‘골프버디 WT3’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게가 가볍다는 것. 실제 배터리를 포함해 73g 밖에 되지 않아 평상시에는 시계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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